장자

32. 열어구... 1B

정덕수 2024. 11. 5. 00:20

*

 

無幾何而往 則戶外之屨滿矣

무기하이왕 즉호외지구만의

얼마 있다가 (백혼무인이 열어구에게) 가보니 방문 앞에 신이 가득했다.

 

伯昏瞀人北面 敦杖蹙之乎頤 而立有間 不言而出

백혼무인북면 돈장축지호이 이립유간 불언이출

백혼무인은 북향해서 지팡이를 세워 턱을 괴고 서있다가 곧 말 없이 돌아섰다.

 

賓者以告列子 列子提屨 跣而走 曁乎門曰

빈자이고렬자 렬자제구 선이주 기호문왈

집사가 열자(열어구)에게 알리니, 열자는 신을 들고 맨발로 달려나가 마을 입구에 이르러 (백혼무인에게) 말했다.

 

先生旣來 曾不發藥乎

선생기래 증불발약호

"당신은 이렇게 왔다가 어찌 말씀을 해주지 않습니까?"

 

백혼무인이 말했다.

 

已矣 吾固告汝曰 人將保汝 果保汝矣

이의 오고고여왈 인장보여 과보여의

"그만두시오. 내가 사람들이 그대에게 모여들 거라고 했는데, 과연 그렇게 되었습니다.  

 

非汝使人保汝 而汝不能使人無保汝也

비여사인보여 이여불능사인무보여야

그대가 사람들이 모이도록 하지 않았지만, 모이지 않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而焉用之感豫 出異也 必且有感 搖而本才 又無謂也

이언용지감예 출이야 필차유감 요이본재 우무위야

그대는 어째서 감각을 드러냈습니까? 감각은 그대 속을 흔들어놓을 테니, 그래서 나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與汝遊者 莫汝告也 彼所小言 盡人毒也

여여유자 막여고야 피소소언 진인독야

그대와 함께 지내는 자들은 그대에게 제대로 말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하는 자잘한 말들은 모조리 사람에게 독입니다.

 

莫覺莫悟 何相熟也

막각막오 하상숙야

깨닫지(각오하지) 않으면 어찌 함께 성숙하리오?"

 

*

 

* 無幾何(무기하)= 오래지 않다.

* 屨(구)= 신발.

* 敦(돈)= 도탑다. 여기서는 '세우다'.

* 蹙(축)= 줄다. 줄이다. 여기서는 '갖다대다'.

* 頤(이)= 턱.

* 賓者(빈자)= 손님을 안내하는 자.

* 跣(선)= 맨발.

* 曁(기)= 미치다(이르다).

* 門(문)= 여기서는 '마을 입구의 문(里門)'을 말한다.

* 曾(증)= 어찌.

* 藥(약)= 약. 여기서는 '조언' '충고'를 말한다.

* 而焉用之感豫(이언용지감예)의 而(이)= you.

* 焉用之(언용지)= 어찌.

* 感豫(감예)= 감각.

* 搖而本才(요이본재)의 而(이)= you.

* 莫汝告也(막여고야)= 莫告汝也(막고여야)의 도치.

* 相(상)= 서로. 여기서는 '함께' '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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