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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芴漠無形 變化無常 死與生與 天地竝與 神明往與
홀막무형 변화무상 사여생여 천지병여 신명왕여
흐릿하고 아득하여 형체가 없고 변화무상하다. 죽음이여, 삶이여, 생사를 천지 신명과 함께 한다.
芒乎何之 芴乎何適 萬物畢羅 莫足以歸
망호하지 홀호하적 만물필라 막족이귀
어둑한데 어디로 가느냐? 흐릿한데 어디로 가느냐? 만물은 다 펼쳐져 돌아갈 수가 없다.
古之道術 有在於是者 莊周聞其風而悅之
고지도술 유재어시자 장주문기풍이열지
옛날의 도술은 이런 면이 있었으니, 장주는 그 기풍을 듣고 기뻐했다.
以謬悠之說 荒唐之言 無端涯之辭 時恣縱而不儻 不以奇見之也
이류유지설 황당지언 무단애지사 시자종이불당 불이기견지야
(세상은) 엉터리 말, 황당한 말, 밑도 끝도 없는 말을 수시로 떠벌이기를 그치지 않았고.. 그걸 이상하게 보지 않았다.
以天下爲沈濁 不可與莊語 以卮言爲曼衍 以重言爲眞 以寓言爲廣
이천하위침탁 불가여장어 이치언위만연 이중언위진 이우언위광
세상은 흙탕에 빠져 제대로 된 말이 없었다. 치언과 중언과 우언이 판을 쳤다.
獨與天地精神往來 而不傲睨於萬物 不譴是非 以與世俗處
독여천지정신왕래 이불오예어만물 불견시비 이여세속처
(장주는) 홀로 천지의 정신과 왕래하며.. 만물을 흘겨보지 않고, 시비로 꾸짖지 않고.. 그렇게 세속에 처했다.
其書雖瑰瑋 而連犿無傷也 其辭雖參差 而諔詭可觀
기서수괴위 이련변무상야 기사수참치 이숙궤가관
(세상은) 글이 가지가지였지만, 두루뭉술하기만 하고 별게 없었다. 그 말이 이러저러했지만, 속임수가 가관이었다.
彼其充實 不可以已 上與造物者遊 而下與外死生無終始者爲友
피기충실 불가이이 상여조물자유 이하여외사생무종시자위우
장주는 충실하여 멈추지 않았다. 위로는 조물주와 놀고, 아래로는 생사를 벗어나 처음과 끝이 없는 자를 벗으로 했다.
其於本也 弘大而闢 深閎而肆 其於宗也 可謂調適而上遂矣
기어본야 홍대이벽 심굉이사 기어종야 가위조적이상수의
그 근본은 크고 깊고 넓었고, 그 종지는 잘 맞추어 상향으로 이루었다.
雖然 其應於化而解於物也 其理不竭 其來不蛻
수연 기응어화이해어물야 기리불갈 기래불태
그러나 변화에 대응하여 사물을 풀어가는 데에 이치를 다하지 못했고, 결국 허물을 벗지 못했다.
芒乎昧乎 未之盡者
망호매호 미지진자
어둑하구나. 미진하다.
*
* 芴(홀)= 어둡다. 惚(홀: 흐릿하다, 멍하다)과 통한다.
* 漠(막)= 아득하다.
* 芒(망)= 여기서는 '어둑하다'.
* 何之(하지)의 之(지)= 가다.
* 何適(하적)의 適(적)= 가다.
* 畢(필)= 1. 그물. 2. 마치다. 다하다.
* 羅(라)= 1. 그물. 2. 늘어서다. 벌여놓다.
* 謬(류)= 그릇되다.
* 悠(유)= 멀다.
* 荒唐(황당)= 황당하다.
* 恣(자)= 방자하다.
* 縱(종)= 여기서는 '방종하다'.
* 儻(당)= 여기서는 '실의하다(뜻을 잃다)'.
* 卮言(치언)= 임기응변하는 말. [27. 우언... 1A] 참조.
卮(치)= 술잔.
* 重言(중언)= 인용하는 말.
* 寓言(우언)= 비유하는 말.
寓(우)= 부쳐 살다.
* 傲(오)= 거만하다.
* 睨(예)= 흘겨보다.
* 譴(견)= 꾸짖다.
* 瑰瑋(괴위)= 뛰어나다. 크다.
瑰(괴)= 구슬.
瑋(위)= 구슬.
* 連犿(련변)= 빙빙 도는 모양.
犿[변]= 빙빙 돌다.
* 參差(참치)= 들쑥날쑥하다.
差[치]= 들쑥날쑥하다.
* 諔(숙)= 속이다.
* 詭(궤)= 속이다.
* 闢(벽)= 열다.
* 閎(굉)= 넓다.
* 肆(사)= 여기서는 '크다'.
* 遂(수)= 이루다.
* 竭(갈)= 힘을 다하다.
* 蛻(세)(태)= 허물. 허물을 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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