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33. 천하... 16

정덕수 2024. 2. 1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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以本爲精 以物爲粗 以有積爲不足 澹然獨與神明居

이본위정 이물위조 이유적위불족 담연독여신명거

근본을 정미(精米)로 보고, 사물을 싸라기로 본다. 쌓이는 것을 부족한 걸로 보면서 담담히 신명과 함께 있다.

 

古之道術 有在於是者

고지도술 유재어시자

옛날의 도술은 이런 면이 있었다.

 

關尹老聃聞其風而悅之 建之以常無有 主之以太一 以濡弱謙下爲表 以空虛不毁萬物爲實

관윤로담문기풍이열지 건지이상무유 주지이태일 이유약겸하위표 이공허불훼만물위실

관윤과 노담은 그 기풍을 듣고 기뻐하여.. '없음'으로 세우고, '하나'로 중심을 잡았다. 부드러움과 겸손으로 나타내고, 공허하여 만물을 훼손하지 않는 것을 실제로 삼았다.

 

關尹曰

관윤왈

관윤이 말했다.

 

在己無居 形物自著

재기무거 형물자저

"자기 안에 있지 않으면 형체와 사물은 절로 드러난다."   

 

其動若水 其靜若鏡 其應若響 芴乎若亡 寂乎若淸 同焉者和 得焉者失 未嘗先人 而常隨人

기동약수 기정약경 기응약향 홀호약무 적호약청 동언자화 득언자실 미상선인 이상수인

(관윤은) 움직임은 물 같고, 고요함은 거울 같고, 반응은 메아리 같았다. 어둑해서 없는 것 같고, 조용해서 맑았다. 동화하면 화합하고, 얻으면 버렸다. 남 앞에 나서지 않고 뒤를 따랐다.

 

老聃曰

로담왈

노담이 말했다.

 

知其雄 守其雌 爲天下溪 知其白 守其辱 爲天下谷

지기웅 수기자 위천하계 지기백 수기욕 위천하곡

"수컷을 알고 암컷을 지키면 세상의 계곡이 된다. 흰 것을 알고 더러운 것을 지키면 세상의 골짜기가 된다."

 

人皆取先 己獨取後 受天下之垢

인개취선 기독취후 수천하지구

(노담은) 남들이 앞서갈 때에 홀로 뒤에서 갔다. 그리고는 '세상의 때(더러움)를 받아들인다'고 했다.

 

人皆取實 己獨取虛 無藏也故巋然而有餘 其行身也 徐而不費 無爲也而笑巧 人皆求福 己獨曲全 苟免於咎

인개취실 기독취허 무장야고귀연이유여 기행신야 서이불비 무위야이소교 인개구복 기독곡전 구면어구

남들이 실을 취할 때에 그는 허를 취했다. 쟁여두지 않으므로 우뚝하게 여유가 있었다. 움직일 때에 기력을 소비하지 않았다. 무위하여 기교를 비웃었다. 남들이 모두 복을 구할 때에 그는 홀로 굽어서 온전하였다. 그리고는 '다만 허물을 피한다'고 했다.

 

以深爲根 以約爲紀 曰 堅則毁矣 銳則挫矣

이심위근 이약위기 왈 견즉훼의 예즉좌의

깊은 것을 뿌리로 하고, 자기 단속을 벼리로 했다. 그리고는 '단단하면 헐어지고, 예리하면 무뎌진다'고 했다.

 

常寬容於物 不削於人 可謂至極

상관용어물 불삭어인 가위지극

사물에 대해 너그럽고, 사람에게 모질지 않았으니.. 지극했다고 할 만하다.

 

關尹老聃乎 古之博大眞人哉

관윤로담호 고지박대진인재

관윤과 노담은 옛날의 훌륭한 진인이었다.

 

*

 

* 澹(담)= 담박하다. 조용하다.

* 太一(태일)= 유일(唯一).

* 濡弱(유약)= 부드럽다.

  濡(유)= 젖다.

* 著(저)= 나타나다. 드러나다.

* 芴(홀)= 어둡다. 惚(홀)과 통한다.

* 垢(구)= 때. 더러움.

* 巋(귀)= 우뚝하다. 가파르다.

* 曲全(곡전)= 굽어서 온전하다. 곧은 나무는 베이고, 굽은 나무는 오래 산다.

* 苟(구)= 참으로. 다만.

* 咎(구)= 허물.

* 紀(기)= 벼리.

* 削(삭)= 깎다. 여기서는 '모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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