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11. 재유... 10B

정덕수 2024. 8. 21. 08:09

*

 

又三年 東遊 過有宋之野 而適遭鴻蒙

우삼년 동유 과유송지야 이적조홍몽

3년이 지나, (운장은) 동쪽을 여행하는 중에 유송의 들을 지나다가 홍몽을 만났다.

 

雲將大喜 行趨而進曰

운장대희 행추이진왈

운장은 기뻐서 달려나가 말했다.

 

天忘朕邪 天忘朕邪

천망짐야 천망짐야

"당신은 저를 잊었습니까? 당신은 저를 잊었습니까?"

 

再拜稽首 願聞於鴻蒙

재배계수 원문어홍몽

(운장은) 재배계수하고, 홍몽에게 말을 듣기를 원했다.

 

鴻蒙曰

홍몽왈

홍몽이 말했다.

 

浮遊不知所求 猖狂不知所往 遊者鞅掌 以觀無妄 朕又何知

부유불지소구 창광불지소왕 유자앙장 이관무망 짐우하지

"나는 떠돌아다니느라 구할 것을 모르고, 정신이 없어서 갈 곳을 모른다네. 다닌 데가 시시해서 본 것이 없으니 내가 무얼 알겠는가?"

 

雲將曰

운장왈

운장이 말했다.

 

朕也自以爲猖狂 而民隨予所往 朕也不得已於民 今則民之放也

짐야자이위창광 이민수여소왕 짐야불득이어민 금즉민지방야

"저는 정신이 없는 것처럼 했지만 사람들이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저는 어쩔수 없이 그들과 함께 있다가 이제야 풀려났습니다.

 

願聞一言

원문일언

한마디 듣기를 원합니다."

 

鴻蒙曰

홍몽왈

홍몽이 말했다.

 

亂天之經 逆物之情 玄天不成

란천지경 역물지정 현천불성

"하늘의 경로를 어지럽히고 사물의 사정을 거스르면 하늘의 이치를 이루지 못하네.

 

解獸之群而鳥皆夜鳴 災及草木 禍及止蟲 治人之過也

해수지군이조개야명 재급초목 화급지충 치인지과야

짐승의 무리를 흩어 새들이 밤중에 울어대고, 재난이 초목에 미치고 앙화가 벌레에까지 이르니.. 통치에 잘못이 있네."

 

雲將曰

운장왈

운장이 말했다.

 

然則吾奈何

연즉오내하

"그렇다면 저는 어떻게 할까요?"

 

鴻蒙曰

홍몽왈

홍몽이 말했다.

 

噫 毒哉 僊僊乎歸矣

희 독재 선선호귀의

"아이구, 골치 아파. 어서 돌아가게."

 

雲將曰

운장왈

운장이 말했다.

 

吾遇天難 願聞一言

오우천난 원문일언

"제가 당신을 어렵사리 만났으니 한마디 듣기를 원합니다."

 

鴻蒙曰

홍몽왈

홍몽이 말했다.

 

心養 汝徒處無爲而物自化 墮爾形體 吐爾聰明 倫與物忘 大同乎涬溟 解心釋神 莫然無魂 萬物芸芸 各復其根 各復其根而不知 渾渾沌沌 終身不離 若彼知之 乃是離之 無問其名 無窺其情 物固自生

심양 여도처무위이물자화 휴이형체 토이총명 륜여물망 대동호행명 해심석신 막연무혼 만물운운 각복기근 각복기근이불지 혼혼돈돈 종신불리 약피지지 내시리지 무문기명 무규기정 물고자생

"마음을 길러라. 그대가 그저 무위에 처해 있으면 사물은 저절로 되어간다. 그대의 형체를 허물고 총명을 뱉어라. 인간과 사물을 잊고 자연과 함께해라. 마음과 정신을 풀어놓고 어벙하게 있으면 만물은 쑥쑥 자라 제각기 근원으로 돌아간다. 근원으로 돌아가는 그것에 신경쓰지 않고 띨띨하게 있으면 언제까지나 걸려들지 않는다. 신경을 쓰면 걸려든다. 이름을 묻지 말고 사정을 엿보지 마라. 사물은 저대로 살아간다."

 

雲將曰

운장왈

운장이 말했다.

 

天降朕以德 示朕以默 躬身求之 乃今也得

천강짐이덕 시짐이묵 궁신구지 내금야득

"당신은 저에게 덕을 베풀고 묵묵히 보여주었습니다. 제가 온몸으로 구하다가 이제야 얻었습니다."

 

再拜稽首 起辭而行

재배계수 기사이행

(운장은) 재배계수하고, 일어나 하직하고 떠났다. 

 

*

 

* 天(천)= 여기서는 '상대를 높인 호칭'. 부모나 스승에게 쓴다.

* 猖(창)= 미치다.

* 狂(광)= 미치다.

* 鞅掌(앙장)= '보잘것 없음'을 일컫는다.

  鞅(앙)= 가슴걸이(마소의 가슴에 걸어매는 끈).

  掌(장)= 손바닥.

* 無妄(무망)= 허무(無)와 허망(妄).

* 毒(독)= 괴롭다. 근심하다.

* 僊僊(선선)= 가볍고 날랜 모습.

  僊(선)= 仙(선)과 통한다.

* 徒(도)= 다만.

* 墮[휴]= 무너뜨리다.

* 倫(륜)= 무리. 차례. 결. 여기서는 '인간'을 가리킨다.

* 涬溟(행명)= '우주' '자연'을 가리킨다.

  涬(행)= 크다.

  溟(명)= 어둡다.

* 芸芸(운운)= 무성한 모양.

  芸(운)= 여기서는 '많다'.

* 離(리)= 여기서는 '만나다' '붙다' '걸리다'.

* 躬(궁)= 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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