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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어떤 기회에 파피루스 그림을 보게 되었다. 그런 괴상망측한 그림은 세상에 나서 처음 보았다. 상단에 큰 글씨로 제목 같은 게 적혀 있었다. 그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 이는 '인체 해부도'를 가리키는 이집트어라고 설명했다.
자기를 무슨 학자이자 의사라고 소개한 소장자는 그림의 각 부위에 표시된 글자를 하나하나 짚으며 읽었다. 심장, 위장, 폐, 신장, 대장, 소장, 방광, 항문···. 그리고 나서 우리말로 옮겨 읽었다. 염통, 밥통, 허파, 콩팥, 큰 창자, 작은 창자, 오줌보, 똥구멍···.
예수는 소장자가 원하는 대로 비싼 값을 치르고 그림을 며칠간 빌렸다. 그리고 그것을 양피지에 꼼꼼히 베껴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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