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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수는 이 마을 저 마을, 발길 닿는 대로 다녔다. 매번 요셉에게 핀잔을 듣던 어줍잖은 기술이 용케도 객지 생활의 밑천이 되어주었다. 어딜 가도 밥은 얻어먹고 지낼 만했다.
행군 대열을 만났다. 말 엉덩이가 피둥피둥하고 수레 바퀴가 우람한 이국 군대였다. 군복 갑주가 햇빛에 번쩍거렸다. 예수는 부대를 따라다니며 심부름을 했다. 밥을 짓고 짐을 날랐다.
먼 데를 다녔다. 오뉴월에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산맥을 보았다. 타보르 산과는 달랐다. 파도가 짐승처럼 달려드는 바다를 보았다. 갈릴래아 호수와는 달랐다.
많은 데를 다녔다. 이리로 가면 레바논이라고 했다. 이리로 가면 아라비아라고 했다. 이리로 가면 시리아라고 했다. 거기를 지나면 그리스이고, 또 거기를 지나면 로마라고 했다.
나라 안팎에 공사를 벌이는 곳이 많았다. 도로를 내고, 보루와 요새를 세우고, 성곽을 쌓고, 광장과 관공서를 지었다. 그런 데는 한참을 머물렀다. 품을 팔러 모여든 각지 사람들이 자기네 고장 얘기를 전했다.
언어가 문제였다. 그러나 또 문제가 아니었다. 필요한 만큼은 어쨌든 소통이 되게 되어 있었다.
많은 데를 다녔고, 많은 사람을 만났다. 간 곳은 예수의 학교였고, 만난 사람은 예수의 선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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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예수가 종사했던 부대는 로마의 동방 원정군이었다. 명색은 로마 군대이지만 사병들은 그리스나 시리아인이 많았다. 또 에스파냐나 갈리아 같은 먼 지방 출신도 섞여 있었다. 대장과 장교들(거느리는 졸병의 수에 의거해 십인 대장, 오십인 대장, 백인 대장··· 등으로 불렀다)은 대개 본토인이라고 했다.
예수가 군대를 따라다니며 가장 멀리까지 가본 곳은 두 군데였다. 그중 한 곳은 불을 숭배하는 사람들이 살았다. 그들은 제단 위에 밤낮 없이 등불과 횃불을 밝혀놓고 그 앞에 엎드려 신에게 기도를 올렸다.
다른 한 곳은 자기 몸을 괴롭힘으로써 신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살았다. 그곳에는 코끼리라는 짐승도 있었다. 그것은 낙타보다도 덩치가 몇 배 컸다.
예수는 그 두 곳에서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곳에서 관찰한 경험이 오랫동안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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