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는 요셉과 마리아를 자리에 청하고서, 집을 떠나겠다는 결심을 알렸다. 요셉은 성이 나서 묵묵히 앉았고, 마리아는 돌아앉아 울음을 훌쩍였다.
떠나는 날 아침에 요셉은 일찍 나가고 없었다. 동생들은 집 떠나는 언니를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예수는 일일이 동생들의 머리를 쓰다듬고 손을 잡아 보았다.
마리아가 고개 마루까지 따라나왔다. 마리아는 은전 몇 닢을 싼 손수건을 내밀었다. 요셉이 한 달치 노임을 당겨받은 것이었다.
예수가 작별 인사를 하자 마리아는 울음을 터뜨렸다. 예수는 곧장 언덕을 걸어 내려갔다.
그 시각에 요셉은 마을 회당에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