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28. 양왕... 13

정덕수 2024. 10. 27. 06:40

*

 

原憲居魯 環堵之室

원헌거로 환도지실

원헌이 노나라에서 좁은 집에 살았다.

 

茨以生草 蓬戶不完 桑以爲樞 甕牖二室 褐以爲塞 上漏下濕

자이생초 봉호불완 상이위추 옹유이실 갈이위색 상루하습

생풀로 지붕을 이고, 쑥대로 짠 문은 엉성하고, 뽕나무로 가운데 기둥을 세우고, 창문이 빠꼼한 방이 두 개이고, 칡베로 벽을 가리고, 천장은 비가 새고 방바닥은 축축했다.

 

而匡坐而絃

이광좌이현

그런데 (원헌은) 반듯이 앉아서 줄악기를 탔다.

 

子貢乘大馬 中紺而表素 軒車不容巷 往見原憲

자공승대마 중감이표소 헌거불용항 왕견원헌

자공은 말을 타고, 감색 속옷과 흰색 겉옷을 입었는데.. 수레가 골목길에 막혀 걸어서 원헌에게로 갔다.

 

原憲華冠縰履 杖藜而應門

원헌화관쇄리 장려이응문

원헌은 꽃을 머리에 꽂고 헝겊 신을 신고, 명아주 지팡이를 짚고.. 문간에서 (자공을) 맞이했다.

 

子貢曰

자공왈

자공이 말했다.

 

噫 先生何病

희 선생하병

"아이고, 당신은 무슨 병통입니까?"

 

原憲應之曰

원헌응지왈

원헌이 대답했다.

 

憲聞之 無財謂之貧 學而不能行謂之病 今憲貧也 非病也

헌문지 무재위지빈 학이불능행위지병 금헌빈야 비병야

"내가 듣기에.. 재산이 없으면 가난하다고 하고, 배워서 행하지 못하면 병이라고 합니다. 지금 나는 가난하지, 병이 아닙니다."

 

子貢逡巡而有愧色

자공준순이유괴색

자공이 머뭇거리며 부끄러운 기색을 했다.

 

原憲笑曰

원헌소왈

원헌이 웃으며 말했다.

 

稀世而行 比周而友 學以爲人 敎以爲己 仁義之慝 輿馬之飾 憲不忍爲也

희세이행 비주이우 학이위인 교이위기 인의지특 여마지식 헌불인위야

"세상과 동떨어진 행동을 하고, 되는 대로 벗을 사귀고, 남을 위해 배우고, 나를 위해 가르치고, 인의로 속이고, 수레와 말을 장식하는 짓을 나는 차마 못하겠습니다."   

 

*

 

* 環堵之室(환도지실)= 대체로 좁은 집.

  環(환)= 두르다.

  堵(도)= 담.

* 茨(자)= 여기서는 '지붕을 이다'.

* 蓬(봉)= 쑥대. 잡초.

* 樞(추)= 지도리. 여기서는 '집의 가운데 기둥'.

* 甕(옹)= 항아리.

* 牖(유)= 들창.

* 褐(갈)= 칡베. 갈포(葛布).

* 匡(광)= 똑바르다.

* 絃(현)= 현악기 줄. 현악기를 연주하다.

* 巷(항)= 거리. 골목.

* 華(화)= 花(꽃 화)와 통한다.

* 縰(쇄)= 비단. 헝겊.

* 履(리)= 신.

* 藜(려)= 명아주. 줄기를 말려서 지팡이를 만든다.

* 噫(희)= [감탄사].

* 逡巡(준순)= 머뭇거리다.

  逡(준)= 뒷걸음질하다.

  巡(순)= 돌다.

* 愧(괴)= 부끄러워하다.

* 稀(희)= 드물다.

* 比(비)= (좁게) 사귀다.

* 周(주)= (넓게) 사귀다.

* 慝(특)= (성질이) 못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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