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6. 대종사... 21

정덕수 2024. 8. 13. 10:03

*

 

意而子見許由 許由曰

의이자견허유 허유왈

의이자가 허유를 만나니, 허유가 말했다.

 

堯何以資汝

요하이자여

"요가 당신에게 뭐라고 하던가요?"

 

意而子曰

의이자왈

의이자가 말했다.

 

堯謂我 汝必躬服仁義而明言是非

요위아 여필궁복인의이명언시비

"요가 나에게 '그대는 인의에 몸을 굽히고 시비를 분명히 말하라'고 하더군요."

 

許由曰

허유왈

허유가 말했다.

 

而奚爲來

이해위래

"당신은 무엇하러 여기 왔습니까?

 

堯旣已黥汝以仁義 而劓汝以是非矣 汝將何以遊夫遙蕩恣睢轉徙之塗乎

요기이경여이인의 이의여이시비의 여장하이유부요탕자휴전사지도호

요가 이미 인의로 당신 얼굴에 먹을 넣었고, 시비로 당신 코를 베었는데.. 당신은 어떻게 험지에서 지내겠습니까?"

 

意而子曰

의이자왈

의이자가 말했다.

 

雖然 吾願遊於其藩

수연 오원유어기번

"그렇지만 저는 그 부근에서 지내고 싶습니다."

 

許由曰

허유왈

허유가 말했다.

 

不然 盲者無以與乎眉目顔色之好 瞽者無以與乎靑黃黼黻之觀

불연 맹자무이여호미목안색지호 고자무이여호청황보불지관

"안됩니다. 장님은 상대방의 얼굴을 반길 수 없고, 소경은 울긋불긋한 보불을 볼 수 없습니다."

 

意而子曰

의이자왈

의이자가 말했다.

 

無莊之失其美 據梁之失其力 黃帝之亡其智 皆在鑪錘之間耳

무장지실기미 거량지실기력 황제지망기지 개재로추지간이

"무장이 아름다움을 잃고, 거량이 힘을 잃고, 황제가 지혜를 잃은 것은 모두 작은 차이일 겁니다. 

 

庸詎知夫造物者之不息我黥而補我劓 使我乘成以隨先生邪

용거지부조물자지불식아경이보아의 사아승성이수선생야

조물주가 내 얼굴의 먹을 지워주고 베인 코를 다시 붙여줘서, 내가 제대로 당신을 따를 수 있게 될지 어찌 알겠습니까?"

 

許由曰

허유왈

허유가 말했다.

 

噫 未可知也 我爲汝言其大略 吾師乎 吾師乎

희 미가지야 아위여언기대략 오사호 오사호

"아이고, 뭘 모르는군요. 내가 당신에게 대략을 얘기할테니 내 말을 들어보시오.

 

䪡萬物而不爲義 澤及萬世而不爲仁 長於上古而不爲老 覆載天地刻彫衆形而不爲巧

제만물이불위의 택급만세이불위인 장어상고이불위로 부재천지각조중형이불위교

만물을 섞어도 의롭다 하지 않고, 혜택이 만대에 미쳐도 인하다 하지 않고, 상고보다 오래되어도 연로하다 하지 않고, 하늘이 덮고 땅이 받쳐서 온갖 것을 깎아 만들어도 기교가 있다고 하지 않습니다.

 

此所遊已

차소유이

(나는) 여기에 노닐 뿐입니다."

 

*

 

* 資(자)= 여기서는 '말을 붙이다'.

* 躬(궁)= 몸. 몸소.

* 而奚爲來(이해위래)의 而(이)= you.

* 黥(경)= 형벌로 얼굴에 먹을 넣다.

* 劓(의)= 형벌로 코를 베다.

* 遙蕩(요탕), 恣睢(자휴), 轉徙(전사)= 험악한 지경.

  遙(요)= 멀다.

  蕩(탕)= 쓸어 없애다. 크다. 넓다.

  恣(자)= 방자하다.

  睢(휴)= 눈을 부릅뜨다.

  轉(전)= 구르다.

  徙(사)= 옮기다.

* 塗(도)= 흙탕. 途(길 도)와 통한다.

* 藩(번)= 울타리.

* 盲(맹), 瞽(고)= 맹인. 장님. 소경.

* 黼黻(보불)= 예복의 수(繡).

  黼(보)= 예복의 수.

  黻(불)= 예복의 수.

* 錘之間(로추지간)= 화로와 도가니의 차이. 작은 차이.

  (로)= 화로. 쇠를 녹이는 그릇.

  錘(추)= 도가니(쇠붙이를 녹이는 그릇).

* 噫(희)= [감탄사]. 한탄.

* 吾師乎(오사호)= '내 말을 들어보라'.

* 䪡(제)= 섞다.

* 覆[부]= 덮다.

* 載(재)= 싣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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