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6. 대종사... 14B

정덕수 2024. 8. 11. 23:49

*

 

俄而子輿有病 子祀往問之

아이자여유병 자사왕문지

그러다가 자여가 병이 들어, 자사가 문병했다.

 

子輿

자여왈

자여가 말했다.

 

偉哉 造物者 旣以予爲此拘拘也

위재 조물자 기이여위차구구야

"위대한 조물주는 나를 이렇게 딱하게 만들었구나."

 

曲僂發背 上有五管 頤隱於臍 肩高於頂 句贅指天

곡루발배 상유오관 이은어제 견고어정 구췌지천

(자여의 생김새는) 몸이 굽어 등이 튀어나오고, 오장이 가슴에 올라붙어 있고, 턱이 배꼽에 파묻히고, 어깨가 머리보다 높고, 혹이 하늘을 가리켰다.

 

陰陽之氣有沴 其心閑而無事

음양지기유전 기심한이무사

음양의 기운이 어지러우나, 그의 마음은 한가롭고 무사했다.

 

𨇤而鑑於井曰

변선이감어정왈

(자여는) 비틀거리며 우물로 가서 비춰보며 말했다.

 

嗟乎 造物者 又將以予爲此拘拘也

차호 조물자 우장이여위차구구야

"아이고, 조물주는 다시 나를 딱하게 할 모양이다."

 

子祀曰

자사왈

자사가 말했다.

 

汝惡之乎

여오지호

"자네는 싫은가?"

 

子輿

자여왈

자여가 말했다.

 

亡 予何惡

무 여하오

"아니야. 내가 왜 싫겠나?

 

浸假而化予之左臂以爲鷄 予因以求時夜

침가이화여지좌비이위계 여인이구시야

가령 내 왼팔을 닭으로 변화시키면, 나는 밤중에 시간을 알리겠네.

 

浸假而化予之右臂以爲彈 予因以求鴞炙

침가이화여지우비이위탄 여인이구효자

가령 내 오른팔을 화살로 변화시키면, 나는 그걸로 올빼미를 잡아 구워 먹겠네.  

 

浸假而化予之尻以爲車 以神爲馬 予因以乘之 豈更駕哉

침가이화여지고이위거 이신위마 여인이승지 기경가재

가령 내 엉덩이를 수레로, 내 머리를 말로 변화시키면.. 나는 거기에 올라타겠네. 어찌 다른 마차를 타겠나?

 

夫得者時也 失者順也

부득자시야 실자순야

(생명을) 얻는 것은 시기가 맞은 것이고, (생명을) 잃는 것은 순서일세. 

 

安時而處順 哀樂不能入也

안시이처순 애락불능입야

시기와 순서에 따르는 데에 슬픔과 즐거움이 끼어들 수 없네.

 

此古之所謂懸解也 而不能自解者 物有結之

차고지소위현해야 이불능자해자 물유결지

이것(죽음)이 옛날부터 말하던 '매달린 데서 풀어준다'는 건데, 풀려나지 않으면 사물에 묶여 있게 되네.

 

夫物不勝天 久矣 吾又何惡焉

부물불승천 구의 오우하오언

사물이 하늘을 이기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데, 내가 어찌 (죽음을) 싫어하겠나?"   

 

*

 

俄(아)= 잠시. 갑자기.

* 拘拘(구구)= 사정이 딱하다.

  拘(구)= 붙잡다.

* 僂(루)= 곱사등이.

* 管(관)= 관(대롱). 여기서는 '내장' '장기'.

* 頤(이)= 턱.

* 臍(제)= 배꼽.

* 頤隱於臍(이은어제)의 於(어)= ~에.

* 頂(정)= (머리) 정수리.

* 肩高於頂(견고어정)의 於(어)= ~보다. than.

* 贅(췌)= 혹.

* 沴[전]= 어지럽다.

* 跰(변)= 비틀거리다.

* 𨇤(선)= 비틀거리다.

* 嗟(차)= 탄식.

* 浸假而(침가이)= 가정하여. 가령.

  浸(침)= 잠기다. 젖다.

* 鴞(효)= 올빼미.

* 炙(자)= (불에) 굽다.

* 尻(고)= 꽁무니.

* 神(신)= 여기서는 '머리'를 가리킨다.

* 駕(가)= 거마(車馬). 마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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