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는 마리아를 따라 이웃 마을 카나에서 벌어진 잔치집에 갔다. 카나는 마리아의 친정 동네이고, 잔치집은 마리아의 가까운 친척이었다.
그런데 잔치 도중에 술이 동나고 말았다. 손님들은 술렁대고 주인네는 어쩔 줄 몰라했다. 마리아도 덩달아 안절부절 못했다.
마리아는 예수에게 어떻게 좀 해보라고 부탁했다. 마리아는 예수가 객지에서 벌어온 돈으로 주머니가 두둑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예수는 마리아의 오지랖이 못마땅했으나, 잔치집 일꾼들을 시켜 술을 사오도록 했다.
새 술이 도착하자 잔치집은 다시 흥겨워졌다. 사람들은 입에서 퐁퐁 술내음을 풍기면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사람들이 예수의 선심을 칭찬했다.
나중에 어떤 사람은 예수가 빈 독에 술을 만들어 내더라고 말했다. 술 취한 사람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던 모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