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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도성 출입의 발길을 끊고 베타니아 마을의 마르타·마리아 자매 집에 숨었다. 그러나 당국의 수배가 죄어들자 제자들은 마을에 남겨두고 혼자 올리브산으로 들어갔다.
밤이 되면 마을로 내려와 밥을 얻어먹고 조각잠을 자고, 새벽이 밝기 전에 부리나케 덜 마른 빨래를 걷어들고 산으로 돌아왔다.
날씨가 맑은 날은 산의 능선과 골짜기를 헤매고 다닌다. 헐레벌떡 걷고 뛰고 하다 보면 쫓기는 몸이라는 불안감에서 한순간 풀려날 수 있었다. 전에라면 무심히 보았을 작은 돌 하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올 때도 있다. 그러면 퍼질러앉아 쉬었다.
또는 벼랑 위 바위에 걸터앉아 산 아래를 내려다 본다. 고향 나자렛의 뒷산에도 이와 비슷한 바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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