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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가끔 소리가 들린다. 가늘고 나지막한 사람 목소리이다. 그것은 귀로 들리는 게 아니다. 등골을 타고, 머리를 울리며 들어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오래 되었다.
소리는 뒷산 바위에 올라앉아 석양을 바라보고 있을 때, 밤에 꿈에서 깨어나 가만히 누워있을 때도 들렸다. 의미는 잘 알 수 없다. '예수야, 예수야'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 '나가라' '떠나라' 재촉하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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