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17. 추수... 5B

정덕수 2025. 2. 16. 06:25

*

 

魏牟隱机太息 仰天而笑曰

위모은궤태식 앙천이소왈

위모가 안석에 기대어 크게 한숨을 쉬고, 하늘을 보며 웃은 뒤 (공손룡에게) 말했다.  

 

子獨不聞夫井之蛙乎

자독불문부감정지와호

"그대는 우물안 개구리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는가?

 

謂東海之鼈曰

위동해지별왈

(개구리가) 동해의 거북에게 말했다네.

 

吾樂與 出跳梁乎井幹之上 入休乎缺甃之崖 赴水則接腋持頤 蹶泥則沒足滅跗 還虷蟹與科斗 莫能若吾也 且擅一壑之水 而跨跱埳井之樂 此亦至矣 夫子奚不時來入觀乎

오락여 출도량호정간지상 입휴호결추지애 부수즉접액지이 궐니즉몰족멸부 환간해여과두 막능약오야 차천일학지수 이과치감정지락 차역지의 부자해불시래입관호

'나(개구리)는 즐겁다. 밖에서는 우물테 위를 뛰어다니고, 안에서는 갈라진 벽돌 틈에서 쉬고, 물에 들어가서는 겨드랑이를 붙이고 턱을 괴고, 바닥에 엎드려서는 발등이 묻히도록 발을 담그니.. 장구벌레와 게와 올챙이도 나보다 못할 것이다. 또 한바탕 물을 휘저어 우물 안의 즐거움을 차지하니, 이것도 끝내준다. 너(거북)는 언제든지 들어와서 보지 않겠니?'

 

東海之鼈 左足未入 而右膝已縶矣

동해지별 좌족미입 이우슬이칩의

동해의 거북이 왼발을 채 들여놓기도 전에 오른쪽 무릎이 (우물에) 끼었네.

 

於是逡巡而却 告之以海曰

어시준순이각 고지이해왈

이에 (거북은) 주춤주춤 물러나와, (개구리에게) 바다에 대해 얘기했네.

 

千里之遠 不足以擧其大 千仞之高 不足以極其深 禹之時 十年九潦而水不爲加益 湯之時 八年七旱而涯不爲加損 不以頃久推移 不以多少進退者 此亦東海之大樂也

천리지원 불족이거기대 천인지고 불족이극기심 우지시 십년구료이수불위가익 탕지시 팔년칠한이애불위가손 불이경구추이 불이다소진퇴자 차역동해지대락야

'천 리도 멀다 하지 못하고, 천 길도 깊다 하지 못한다. 우의 시대에 10년에 아홉 번 큰물이 져도 바닷물이 불어나지 않았고, 탕의 시대에 8년에 일곱 번 가뭄이 들어도 바닷가가 드러나지 않았다. 오래고 짧고 간에 변하지 않고, 많고 적고 간에 다르지 않으니.. 이것이 동해의 즐거움이다.'

 

埳井之蛙聞之 適適然驚 規規然自失也

감정지와문지 적적연경 규규연자실야

우물안 개구리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온통 얼이 빠졌다네."

 

*

 

* 隱(은)= 여기서는 '기대다'.

* 机(궤)= 안석(案席).

* 埳(감)= 구덩이.

* 蛙(와)= 개구리.

* 鼈(별)= 거북.

* 跳梁(도량)= 껑충껑충 뛰다.

  跳(도)= 뛰다.

  梁(량)= 들보. 징검돌.

* 幹(간)= 줄기. 여기서는 '우물의 테(난간)'. 

* 甃(추)= 벽돌.

* 腋(액)= 겨드랑이.

* 頤(이)= 턱.

* 蹶(궐)= 넘어지다. 엎어지다.

* 跗(부)= 발등.

* 還(환)= 여기서는 '[부사] 도리어'.

* 虷(간)= 장구벌레(모기의 유충).

* 蟹(해)= 게.

* 科斗(과두)= 올챙이.

* 擅(천)= 제멋대로 하다.

* 壑(학)= 구렁. 골.

* 跨跱(과치)= 차지하다.

  跨(과)= 타넘다. 걸터앉다.

  跱(치)= 머뭇거리다. 머무르다.

* 縶(칩)= 매다. 잡다.

* 逡巡(준순)= 물러서다. 머뭇거리다.

  逡(준)= 물러서다. 머뭇거리다.

  巡(순)= 돌다.

* 却(각)= 물리치다. 물러나다.

* 仞(인)= 길(사람의 키 높이).

* 潦(료)= 큰비. 장마.

* 適適然(적적연)의 適(적)= 알맞다.  

* 規規然(규규연)의 規(규)= 알맞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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