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17. 추수... 1B

정덕수 2025. 2. 11.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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河伯始旋其面目 望洋向北海若而歎曰

하백시선기면목 망양향북해약이탄왈

하백은 비로소 얼굴을 돌려 바다를 바라보고 북해약을 향해 탄식해 말했다.

 

野語有之曰 聞道百以爲莫己若者 我之謂也

야어유지왈 문도백이위막기약자 아지위야

"속담에 '백 가지 도를 듣고서 자기가 최고인 줄 안다'고 하더니, 나를 두고 하는 말이군요.  

 

且我嘗聞 少仲尼之聞 而輕伯夷之義者 始吾不信 吾長見笑於大方之家

차아상문 소중니지문 이경백이지의자 시오불신 오장견소어대방지가

또 나는 '중니의 견문을 하찮게 여기고 백이의 의로움을 가볍게 안다'는 말을 흘려들었는데, 나는 학술 가문의 웃음거리가 돼왔겠군요

 

今我睹子之難窮也 吾非至於子之門 則殆矣

금아도자지난궁야 오비지어자지문 즉태의

이제 당신이 끝간 데 없는 걸 보니 내가 당신 집의 문에도 이르지 못한 게 분명합니다."

 

北海若曰

북해약왈

북해약이 말했다.

 

井蛙不可以語於海者 拘於墟也 夏蟲不可以語於氷者 篤於時也 曲士不可以語於道者 束於敎也

정와불가이어어해자 구어허야 하충불가이어어빙자 독어시야 곡사불가이어어도자 속어교야

"우물안 개구리가 바다에게 말을 걸 수 없는 것은 장소에 매인 때문이고, 여름 벌레가 얼음에게 말을 걸 수 없는 것은 시간에 걸린(막힌) 때문이고, 삐딱한 선비가 도에게 말을 걸 수 없는 것은 가르침에 묶인 때문이다.

 

今爾出於涯涘 觀於大海 乃知爾醜 爾將可與語大理矣

금이출어애사 관어대해 내지이추 이장가여어대리의

지금 그대가 강가로부터 나와서 바다를 보고 자신이 보잘것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 큰 이치에 대해 말을 나눌 수 있겠다.

 

天下之水 莫大於海 萬川歸之 不知何時止 而不盈 尾閭泄之

천하지수 막대어해 만천귀지 불지하시지 이불영 미려설지

세상의 강은 바다보다 큰 것이 없다. 모든 강이 바다로 들어오면서 멈출 줄 모르는데도 (바다가) 차지 않는 것은 미려가 새기 때문이다.

 

不知何時已 而不虛 春秋不變 水旱不知

불지하시이 이불허 춘추불변 수한불지

(미려가) 그칠 줄 모르는데도 (바다가) 비지 않는 것은 봄 가을이 언제나 있고 강이 마를 줄 모르기 때문이다.

 

此其過江河之流 不可爲量數 而吾未嘗以此自多者 自以比形於天地 而受氣於陰陽

차기과강하지류 불가위량수 이오미상이차자다자 자이비형어천지 이수기어음양

바다가 강물보다 과다한 것은 헤아릴 수 없는데도 내가 이것으로 자만하지 않는 것은 몸을 천지에 견주고 기운을 음양에서 받기 때문이다.

 

吾之在天地之間 猶小石小木之在大山也 方存乎見少 又奚以自多

오지재천지지간 유소석소목지재대산야 방존호견소 우해이자다

내가 천지 간에 있는 것은 돌과 나무가 산에 있는 것과 같다. 내가 하찮은 줄 뻔히 아는데 어찌 자만하겠느냐?

 

計四海之在天地之間也 不似礨空之在大澤乎 計中國之在海內也 不似稊米之在大倉乎

계사해지재천지지간야 불사뢰공지재대택호 계중국지재해내야 불사제미지재대창호

세계가 천지 간에 있는 것은 땅구멍이 숲에 있는 것과 같지 않으랴? 중국이 세계에 있는 것은 쌀알이 창고에 있는 것과 같지 않으랴?

 

號物之數謂之萬 人處一焉 人萃九州 穀食之所生 舟車之所通 人處一焉

호물지수위지만 인처일언 인췌구주 곡식지소생 주거지소통 인처일언

사물의 숫자가 수만이라고 하지만 사람은 그중 하나이다. 사람이 나라에 모여 있지만 곡식이 생산되고 배와 수레가 다니는 곳에 산다.

 

此其比萬物也 不似毫末之在馬體乎

차기비만물야 불사호말지재마체호

사람을 만물에 견주면 말의 몸에 난 털과 같지 않으랴?

 

五帝之所連 三王之所爭 仁人之所憂 任士之所勞 盡此矣

오제지소련 삼왕지소쟁 인인지소우 임사지소로 진차의

오제가 자리를 잇고, 삼왕이 다투고, 지도자가 걱정하고, 실무자가 애를 쓴 것은 모두 이런 것이다.

 

伯夷辭之以爲名 仲尼語之以爲博 此其自多也 不似爾向之自多於水乎

백이사지이위명 중니어지이위박 차기자다야 불사이향지자다어수호

백이는 자리를 사양하여 명예를 위하고, 중니는 말을 떠들어 박식함을 보였는데.. 이것은 자만한 것이다. 그대가 아까 강에서 자만한 것과 같지 않겠느냐?"

 

*

 

* 旋(선)= 돌다.

* 面目(면목)= 얼굴.

* 野語(야어)= 속담.

* 少(소)= 여기서는 '하찮게 여기다'.

* 長(장)= 오래. 늘.

* 大方之家(대방지가)= 큰 학술 가문.

  方(방)= 술법. 학술.

* 睹(도)= 보다. 

* 殆(태)= 여기서는 '거의'.

* 蛙(와)= 개구리.

* 篤(독)= 여기서는 '막다르다(나아가지 못하다)'.

* 爾(이)= you.

* 尾閭(미려)= 바다 밑바닥에서 물이 새나간다고 상상하는 구멍.

* 泄(설)= 물이 새다.

* 多(다)= 여기서는 '대단하게 여기다'.

* 比(비)= 견주다.

* 方(방)= 여기서는 '이제' '지금'.

* 存(존)= 있다. 보존하다. 편안하다.

* 礨(뢰)= 구멍.

* 稊(제)= 돌피.

* 萃(췌)= 모으다. 모이다. 聚(취).

* 毫(호)= 가는 털.

* 向(향)= 여기서는 '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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