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요유...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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肩吾問於連叔曰

견오문어련숙왈

견오가 연숙에게 말했다.

 

吾聞言於接輿 大而無當 往而不返 吾驚怖其言

오문언어접여 대이무당 왕이불반 오경포기언

"내가 접여로부터 어떤 말을 들었는데, 허황하고(大而無當: 크기만 하고 맞지 않다) 엉뚱했습니다(往而不返: 가서는 오지 않다). 나는 그 말에 놀랐습니다.

 

猶河漢而無極也 大有逕庭 不近人情焉

유하한이무극야 대유경정 불근인정언

강물처럼 끝이 없어서 막연하고(大有逕庭: 길이나 뜰처럼 휑뎅그렁하다) 사람의 정서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連叔曰

련숙왈

연숙이 말했다.

 

其言謂何哉

기언위하재

"그가 뭐라고 하던데요?"

 

曰

왈

견오가 말했다.

 

藐姑射之山 有神人居焉

막고야지산 유신인거언

"(접여가 말하기를..) 막고야 산에 신인이 사는데..

 

肌膚若氷雪 綽約若處子

기부약빙설 작약약처자

피부가 얼음과 눈처럼 희어서 예쁘기가 젊은 여자 같고,

 

不食五穀 吸風飮露

불식오곡 흡풍음로

곡식 밥을 먹지 않고 바람을 호흡하고 이슬을 마시고,

 

乘雲氣 御飛龍 而遊乎四海之外

승운기 어비룡 이유호사해지외

구름을 타고 용을 부리면서 세상 밖에서 노닐고,

 

其神凝 使物不疵癘 而年穀熟

기신응 사물불자려 이년곡숙

정신을 집중하면 만물이 병들지 않고 해마다 풍년이 들게 한답니다.

 

吾以爲狂而不信也

오이위광이불신야

나는 그것을 정신 없는 소리로 보고 믿지 않습니다."

 

連叔曰

련숙왈

연숙이 말했다.

 

然 瞽者無以與文章之觀 聾者無以與鐘鼓之聲

연 고자무이여문장지관 롱자무이여종고지성

"그렇습니다. 장님은 무늬와 모양을 보지 못하고, 귀머거리는 종과 북의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豈唯形骸有聾盲哉 夫智亦有之 是其言也 猶時汝也

기유형해유롱맹재 부지역유지 시기언야 유시여야

신체에만 장님과 귀머거리가 있겠습니까? 머리에 든 것도 그렇습니다. 이것이 그 말로, 그대에게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之人也之德也 將旁礴萬物以爲一

지인야지덕야 장방박만물이위일

그 사람(막고야 산의 신인)의 덕성은 만물을 섞어서 하나로 합니다. 

 

世蘄乎亂 孰弊弊焉以天下爲事

세기호란 숙폐폐언이천하위사

사람들은 세상이 잘 다스려지기를 바라겠지만, 누가 귀찮게 세상사를 일거리로 삼겠습니까?

 

之人也 物莫之傷 大浸稽天 而不溺 大旱金石流土山焦 而不熱

지인야 물막지상 대침계천 이불닉 대한금석류토산초 이불열

그 사람은 아무도 건드리지 못합니다. 홍수가 하늘까지 차도 그는 물에 빠지지 않고, 가뭄이 돌을 녹이고 흙을 태워도 그는 뜨겁지 않습니다.

 

是以塵垢粃糠 將猶陶鑄堯舜者也 孰肯以物爲事

시이진구비강 장유도주요순자야 숙긍이물위사

티끌과 때와 쭉정이와 겨로 요와 순을 만들어내는데, 누가 외물을 일거리로 삼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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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問(문)= 여기서는 '말하다'.

* 河漢(하한)= 강.

  河(하)= 황하(黃河).

  漢(한)= 한수(漢水: 양자강의 지류).

* 逕庭(경정)= 공간.

  逕(경)= 길.

  庭(정)= 뜰.

* 肌膚(기부)= 살갗. 피부.

  肌(기)= 살갗.

  膚(부)= 살갗.

* 綽約(작약)= 얌전하다. 예쁘다.

  綽(작)= 얌전하다.

  約(약)= 여기서는 '얌전하다'.

* 處子(처자)= 젊은 여자.

* 凝(응)= 엉기다.

* 疵(자)= 흉터. 흠.

* 癘(려)= 염병.

* 文章(문장)= 무늬와 모양.

* 猶(유)= 같다.

* 時(시)= 여기서는 '(때가) 알맞다'.

* 之人也之德也(지인야지덕야)= 앞의 之는 '지시 관형사(그)', 뒤의 之는 '소유격 조사(의)'.

* 旁礴(방박)= 섞다.

  旁(방)= 곁. 옆.

  礴(박)= 섞다.

* 蘄(기)= 바라다.

* 亂(란)= 여기서는 '(어지러움을) 다스리다'. 治(다스릴 치)와 통한다.

* 弊(폐)= 해지다. 피곤하다.

* 稽(계)= 여기서는 '이르다' '닿다'.

* 塵(진)= 티끌. 먼지.

* 垢(구)= 때.

* 粃(비)= 쭉정이.

* 糠(강)= 겨.

* 肯(긍)= 즐기어 하다. 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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