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서무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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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無鬼見武侯 武侯曰
서무귀견무후 무후왈
서무귀가 무후를 만나니, 무후가 말했다.
先生居山林 食芧栗 厭葱韭 以擯寡人 久矣夫
선생거산림 식서률 염총구 이빈과인 구의부
"당신은 산중에 살면서, 도토리를 먹고 파와 부추에 질리면서 나를 멀리한 것이 오래됐습니다.
今老邪 其欲干酒肉之味邪 其寡人亦有社稷之福邪
금로야 기욕간주육지미야 기과인역유사직지복야
이제 당신은 늙었습니까? 아니면 술과 고기 맛을 찾는 겁니까? 아니면 내가 나라를 다스리는 데 복을 만난 겁니까?"
徐無鬼曰
서무귀왈
서무귀가 말했다.
無鬼生於貧賤 未嘗敢飮食君之酒肉 將來勞君也
무귀생어빈천 미상감음식군지주육 장래로군야
"저는 빈천하게 태어나 임금님의 술과 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임금님을 위로하러 왔습니다."
武侯曰
무후왈
무후가 말했다.
何哉 奚勞寡人
하재 해로과인
"무어라고요? 어떻게 나를 위로합니까?"
徐無鬼曰
서무귀왈
서무귀가 말했다.
勞君之神與形
로군지신여형
"임금님의 심신을 위로하겠습니다."
武侯曰
무후왈
무후가 말했다.
何謂邪
하위야
"무슨 말입니까?"
徐無鬼曰
서무귀왈
서무귀가 말했다.
天地之養也一 登高不可以爲長 居下不可以爲短
천지지양야일 등고불가이위장 거하불가이위단
"천지가 키우는 것은 한가지입니다. 높은 데에 올라간다고 해서 키가 커지는 게 아니고, 낮은 데서 있다고 해서 키가 작아지는 게 아닙니다.
君獨爲萬乘之主 而苦一國之民 以養耳目鼻口 神者不自許也
군독위만승지주 이고일국지민 이양이목비구 신자불자허야
임금님은 만승의 주인이면서 나라 백성을 괴롭히며 자기 감각을 채우지만 정신이 내키지 않습니다.
夫神者 好和而惡姦 夫姦 病也 故勞之
부신자 호화이오간 부간 병야 고로지
정신은 화합을 좋아하고 이기심을 싫어합니다. 이기심은 병입니다. 그래서 위로하고자 합니다.
唯君所病之 何也
유군소병지 하야
임금님이 병을 앓는 건 어째서입니까?"
武侯曰
무후왈
무후가 말했다.
吾欲見先生 久矣 吾欲愛民 而爲義偃兵 其可乎
오욕견선생 구의 오욕애민 이위의언병 기가호
"내가 당신을 만나고자 한 지 오래됐습니다. 나는 백성을 사랑하여, 정의를 위해 전쟁을 그치려고 하는데.. 가능하겠습니까?"
徐無鬼曰
서무귀왈
서무귀가 말했다.
不可 愛民 害民之始也 爲義偃兵 造兵之本也
불가 애민 해민지시야 위의언병 조병지본야
"안됩니다. 백성을 사랑하는 것은 백성을 해치는 시초입니다. 정의를 위해 전쟁을 그치는 것은 전쟁을 일으키는 근본입니다.
君自此爲之 則殆不成
군자차위지 즉태불성
임금님이 그렇게 하려고 해도 아마 안될 겁니다.
凡成美 惡器也 君雖爲仁義 幾且僞哉
범성미 악기야 군수위인의 기저위재
얼렁뚱땅하게 아름다움을 이루는 것은 나쁜 수단입니다. 임금님이 설사 인의를 위하더라도 그것은 거짓에 가깝습니다.
形固造形 成固有伐 變固外戰
형고조형 성고유벌 변고외전
형세는 형세를 만들고, 성취는 정벌을 낳고, 변동은 외부와 다툽니다.
君亦必無盛鶴列於欐譙之間 無徒騎於錙壇之宮
군역필무성학렬어려초지간 무도기어치단지궁
임금님은 문루에 진을 치지 마시고, 보루에 병력을 세우지 마십시오.
無藏逆於得 無以巧勝人 無以謀勝人 無以戰勝人
무장역어득 무이교승인 무이모승인 무이전승인
이득을 챙기지 말고, 기교로 남을 이기지 말고, 꾀로 남을 이기지 말고, 싸움으로 남을 이기지 마십시오.
殺人之士民 兼人之土地 以養吾私與神者 其戰不知孰善 勝之惡乎在
살인지사민 겸인지토지 이양오사여신자 기전불지숙선 승지오호재
백성을 죽이고 땅을 빼앗아 자기 기분을 채우면.. 전쟁이 어찌 선하겠으며, 승리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君若勿已矣
군약물이의
임금님은 그만두지 않으면 안됩니다.
修胸中之誠 以應天地之情 而勿攖
수흉중지성 이응천지지정 이물영
가슴 속의 정성을 닦고, 천지의 사정에 응하여.. 어지럽히지 마십시오.
民死已脫矣 君將惡乎用夫偃兵哉
민사이탈의 군장오호용부언병재
백성이 다 죽어 없어지면, 임금님이 전쟁을 그쳐서 어디에 쓰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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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芧(서)= 도토리.
* 厭(염)= 실컷 먹다.
* 葱(총)= 파.
* 韭(구)= 부추.
* 擯(빈)= 물리치다.
* 干(간)= 여기서는 '구하다' '바라다'.
* 勞(로)= 여기서는 '위로하다'.
* 姦(간)= 간사하다.
* 偃兵(언병)= 종전(終戰).
偃(언)= 여기서는 '쉬다' '그만두다'.
* 殆(태)= [부사] 아마.
* 器(기)= 그릇.
* 幾(기)= 거의. 가깝다.
* 且[저]= [어조사].
* 鶴列(학렬)= 진형(陣形).
* 欐譙(려초)= 문루(門樓).
欐(려)= 들보.
譙(초)= 문루. 망루.
* 徒(도)= 걷다. 보병.
* 騎(기)= 말 타다. 기병.
* 錙壇(치단)= 보루(堡壘).
錙(치)= 중량 이름.
壇(단)= 단(높게 쌓은 자리).
* 藏(장)= 간직하다.
* 逆(역)= 맞이하다.
* 兼(겸)= 겸하다.
* 已(이)= 그치다. 그만두다. 끝나다.
* 攖(영)= 어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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