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천도... 20
*
桓公讀書於堂上
환공독서어당상
환공이 대청에서 책을 읽는데..
輪扁斲輪於堂下 釋椎鑿而上 謂桓公曰
륜편착륜어당하 석추착이상 위환공왈
윤편(바퀴깎이)이 마당에서 수레바퀴를 깎다가, 망치와 끌을 내려놓고 환공에게 다가와 말했다.
敢問 公之所讀者 何邪
감문 공지소독자 하야
"임금님께서 읽으시는 것은 무엇입니까?"
公曰
공왈
환공이 말했다.
聖人之言也
성인지언야
"성인의 말이다."
曰
왈
윤편이 말했다.
聖人在乎
성인재호
"성인이 있습니까?"
公曰
공왈
환공이 말했다.
已死矣
이사의
"이미 죽었다."
曰
왈
윤편이 말했다.
然則君之所讀者 故人之糟粕已夫
연즉군지소독자 고인지조박이부
"그렇다면 임금님께서 읽으시는 것은 죽은 사람의 지게미이겠군요."
桓公曰
환공왈
환공이 말했다.
寡人讀書 輪人安得議乎 有說則可 無說則死
과인독서 륜인안득의호 유설즉가 무설즉사
"내가 책을 읽는데 바퀴 깎는 자가 어찌 참견을 하는가? 대답을 하면 넘어가지만, 대답을 못하면 죽을 줄 알아라."
輪扁曰
륜편왈
윤편이 말했다.
臣也以臣之事觀之 斲輪 徐則甘而不固 疾則苦而不入
신야이신지사관지 착륜 서즉감이불고 질즉고이불입
"제가 저의 일로 미루어보면.. 바퀴 깎은 게 느슨하면 헐거워서 고정되지 않고, 빠듯하면 빡빡해서 끼워지지 않습니다.
不徐不疾 得之於手 而應於心 口不能言 有數存焉於其間
불서불질 득지어수 이응어심 구불능언 유수존언어기간
느슨하지도 빠듯하지도 않은 것은 손이 알고 머리가 반응합니다. 이걸 입으로는 말할 수 없고 그 차이도 미세합니다.
臣不能以喩臣之子 臣之子亦不能受之於臣
신불능이유신지자 신지자역불능수지어신
저는 이것을 자식에게 가르칠 수 없고, 저의 자식도 저한테서 배울 수 없습니다.
是以行年七十而老斲輪
시이행년칠십이로착륜
이렇게 해서 저는 나이 일흔이 되도록 바퀴 깎는 일로 늙었습니다.
古之人與其不可傳也 死矣 然則君之所讀者 故人之糟粕已夫
고지인여기불가전야사의 연즉군지소독자 고인지조박이부
옛날 사람들은 자기 일을 후대에 전하지 못한 채 죽었습니다. 그러한즉 임금님께서 읽으시는 것은 죽은 사람의 지게미일 겁니다."
*
* 斲(착)= 깎다.
* 釋(석)= 풀다. 내려놓다.
* 椎(추)= 몽치. 망치.
* 鑿(착)= 끌.
* 故人(고인)= 죽은 사람.
故(고)= 여기서는 '죽다'.
* 糟(조)= 지게미(술을 거르고 남은 곡물 찌꺼기).
* 粕(박)= 지게미.
* 喩(유)= 여기서는 '깨우치다(가르치다)'.
* 古之人(고지인)= 옛날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