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11. 재유(在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다)... 1

정덕수 2025. 6. 6. 00:01

*

 

聞在宥天下 不聞治天下也

문재유천하 불문치천하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건 말이 되지만, '세상을 다스린다'는 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在之也者 恐天下之淫其性也 宥之也者 恐天下之遷其德也

재지야자 공천하지음기성야 유지야자 공천하지천기덕야

'있는 그대로'라는 것은 사람들이 천성을 잘못할까 봐 염려하는 것이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사람들이 덕에서 옮겨갈까 봐 염려하는 것이다.

 

天下不淫其性 不遷其德 豈有治天下者哉

천하불음기성 불천기덕 기유치천하자재

사람들이 천성을 잘못하지 않고 덕에서 옮겨가지 않는다면, 굳이 세상을 다스릴 일이 있겠는가?

 

昔堯之治天下也 使天下欣欣焉 人樂其性 是不恬也

석요지치천하야 사천하흔흔언 인락기성 시불념야

옛날에 요가 다스린 천하에서는 세상을 들뜨게 했으니, 사람들은 천성을 즐겼다. 이것은 점잖지 못한 짓이다.

 

桀之治天下也 使天下瘁瘁焉 人苦其性 是不愉也

걸지치천하야 사천하췌췌언 인고기성 시불유야

걸이 다스린 천하에서는 세상을 고달프게 했으니, 사람들은 천성을 괴롭혔다. 이것은 유쾌하지 못한 짓이다.

 

夫不恬不愉 非德也

부불념불유 비덕야

점잖지 못하거나 유쾌하지 못한 것은 덕이 아니다.

 

非德也而可以長久者 天下無之

비덕야이가이장구자 천하무지

덕이 아닌데 오래 가는 것은 세상에 없다.

 

*

 

* 在宥(재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다.

  宥(유)= 놓다. 두다. 받아들이다.

* 淫(음)= 지나치다(과하다).

* 欣(흔)= 기뻐하다.

* 恬(념)= 편안하다. 조용하다.

* 瘁(췌)= 병들다. 앓다.

* 愉(유)= 기뻐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