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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하루의 들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길갓집 굴뚝에서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올랐다. 아내는 저녁 식탁에 무얼 차려 내놓을까? 아내는 종일 무얼 하고 지냈을까?
동구나무 그늘에 무언가 눈에 띄었다. 노인은 가까이 가보았다. 웬 아이가 앉아 있었다. 동네 아이는 아니고, 처음 보는 아이였다. 아이는 몹시 울고난 기색이 역력했다. 간간이 어깨를 들썩이며 숨을 꺽꺽 내쉬었다.
길을 잃었나? 누가 버렸나? 노인은 아이에게 말을 시켜 보았다. 아이는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좀 덜된 아이인가? 하기야 이 아이가 지금 무슨 정신이 있겠나? 그래도 용케 제 이름은 댔다. 요셉이라고 했다. 아비의 이름을 물었더니 야곱이라고 했다가 엘리라고 했다가 왔다갔다 했다.
노인은 아이를 데리고 동네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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